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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오후 5:56:26 입력 뉴스 > 기자수첩

<기자노트〉폐지수거인의 고단한 삶
나눔의 미학, 더불어 복지사회로 가는 길이다



【오산인터넷뉴스】이영주 기자 =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연이은 한파로 몸과 마음이 덩달아 꽁꽁 얼어 붙는다.

 

그 중심에 폐지수거인들이 감내해야 할 이 겨울은 더욱 냉혹하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고령이거나 경제사정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들이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폐지수거인들은 안전문제가 특히 우려되고 있는데지자체나 정부는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의정부, 인천, 서울 송파구·도봉구 등지에서 이들의 안전을 위해 야광조끼를 제공하고 나섰지만 수량이 적어 골고루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관심을 가진 지자체들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할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오산시에 따르면 2011년 전수조사 결과 오산지역에 등록된 고물상은 30여 곳으로, 소규모 미등록 고물상도 20여 곳에 이른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상 608평 이상만 등록의무를 규정, 지역에 분포하는 고물상 조사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고물상들이 취급하는 수거량 또한 마찬가지다.

 

폐지 종류는 골판지(일반적 상자), 신문지 등 다양하다.

 

종류에 따라 가격대도 약간 차이를 보이고 질이 안좋은 종이는 그나마 고물상들이 취급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불량폐지는 고스란히 행정 당국이 수거해 소각하는데, 생산원가의 5~10배 가량 소요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별다른 자본없이 순전히 노동력으로 현찰을 쥘 수 있기에 폐지수거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한다.

 

‘무엇이 그들을 추운 길거리로 내몰았을까? 왜 이들은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 한 달 20~30만원 수입이 고작인 폐지수거에 안간힘을 쓰는 것일까?’하는 의문도 품을 것이다.

 

이들은 1kg에 60~70원까지 떨어진 폐지를 주우러 다니느라 손은 부르트고 발은 얼어 붙는다.

 

하루 평균 10시간 정도 쉼 없이 돌아 다닌다.

 

이토록 혹독하게 거리를 헤매야 하는 절실한 이유는 그래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 수고를 게을리 한다면 그들은 생존할 수 없는 것이다.

 

‘수요 vs 공급’, 이 둘의 차이로 가격은 결정된다.

 

폐지수거인들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폐지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는 줄고 있다.

 

오산지역에 제지업체는 총 4곳이다.

 

이 가운데 지역에서 수거되는 폐지를 소화하는 업체는 단 2곳 뿐이다.

 

그나마 경기가 좋지 않아 공장 가동률이 반으로 줄었다.

 

작금의 현실이다.

 

폐지수거인들의 연령층도 변하고 있다.

 

예전은 걷기 조차 버거울 정도로 고령자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쌩쌩하고 기운 넘치는 젊은층들도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성한 몸둥이만 움직이면 다만 얼마라도 벌이가 되기 때문이다.

 

수요는 줄어 드는데 공급자들이 자꾸만 많아지면서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심지어 폐지 한 장을 놓고 몸싸움까지 벌어질 정도다.

 

업체나 마트는 말할 것도 없고, 동네 슈퍼도 배출되는 상자를 따로 모아 고물상에 판다고 한다.

 

이에 폐지수거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단지 야광조끼가 아닌 이들에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기초수급생활자, 노령연금수급자 등 폐지수거인을 이루는 이들에게 복지혜택을 확대해야 한다.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르면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단다.

 

여기에 폐지수거인들이 맨몸으로 맞아야 하는 겨울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춥고 잔혹하다.

 

난방비가 없어 얼음장 같은 방에서 쪽 잠을 자고, 새벽녘에 일어나 하루 종일 그 어디에 있을지 모를 폐지, 아니 노다지(?)를 찾는다.

 

이들에게 하루 세끼는 사치다.

 

가난한 두 손과 고단한 삶을 보듬는 나눔의 미학이 배려돼야 한다.

 

더불어 복지사회로 가는 길이다.

바른언론(osinew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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