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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0 오전 9:24:39 입력 뉴스 > 독자기고

거창사건, 원만한 해결을 촉구합니다.
[독자투고]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장 김 운섭



▲ 김 운섭 회장

두 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거창 양민학살은 1951년 2월, 국군이 적군과 싸우라고 지급한 무기를 사용해 무고한 양민 719명을 학살한 사건입니다. 억울합니다.


천 번 만 번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합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왜 철없는 어린아이와 여자들, 노약자를 그토록 잔혹하게 학살했는지 이유나 좀 알자고 했더니 통비분자였다고 합니다.


천행으로 살아남은 유족들은 굴레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정신을 가다듬어 산 계곡에 방치된 유골 수습을 하는데 살은 녹아내리고 뼈만 남은 것을 성별구별이 되지 않아 큰 뼈, 중간 뼈, 가는 뼈로 남녀, 소아로 구분 화장해 큰 무덤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게 또 무슨 날벼락인지 5. 16 군사쿠데타가 발생하더니 천신만고 끝에 만들어 놓은 무덤을 파헤쳐 흙 한 줌을 퍼주며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형제 유골이니 가져가 거주지 공동묘지에 매장하라.”라는 것입니다.


비석은 글자를 정으로 내리찍어 땅에 파묻었고, 유족회 간부는 반국가 단체라며 잡아가더니 서울 교도소와 부산 교도소로 끌고 다니다 결국 무혐의로 풀어주었습니다.


죄없이 죽임을 당했고, 죄를 뒤집어썼는데 너무 처참해 당하고만 있을 수 없어 목숨 걸고 외쳤습니다.


"억울하다. 명예회복시켜라"


45년간 외쳤는데 1995년 12월 정기국회에서 ‘작전 수행 중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말을 바꿨습니다.


유족들이 애걸해 만든 추모공원만으로 할 일 다 했다는 듯 뒷짐 지고 있습니다.


국법이 엄연한데 적법한 절차 없이 우물쭈물 임기만 피해 가려고 하는 철새 정치가 사라지지 않아 현시대에 와도 용산참사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거창의 원혼과 살아남은 유족은 똑같은 이 나라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주권을 유린당하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우리가 외쳐온 59년 세월은 절대로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는 것입니다.


거창 양민학살사건을 올바르게 정립해 다시는 이 세상 지구촌 어디에서도 이 사건과 같은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법으로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나치군 3명을 암살했다 하여 77년이 지나 90세가 다 돼가는 가해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719명을 학살한 연대장과 대대장을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하고, 여론의 방패막이 삼아 1년만 가두었다가 풀어주며 특진도 모자라 고급 공무원으로 영화를 누리며 살아가게 하고 있습니다.


부모, 형제, 자매 잃고 천애의 고아가 된 유족의 삶은 문전옥답은 교도소 뒷바라지하는데 다 팔아 넣고 타간 객지로 나가 유리걸식을 하며 죽지 않아 세월을 한탄하며 살아갈 뿐입니다.


이제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 합니다.


살아남은 유족들의 남은 삶도 더는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장 김 운섭

 

 

거창인터넷신문(gc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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