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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6 오후 5:00:06 입력 뉴스 > 독자기고

[기고] 함양초 제46회 졸업생들의 산행
강철 여전사들의 지리산 종주기



모교 개교 100주년, 모교졸업 후 50년, 나이 65세.


아주 특별한 2011년이다.


그래서 뜻 있는 추억을 하나 만들기로 하였고, 지리산 종주에 도전하기로 결정하였다. 무리일까, 내심 걱정이었지만 60세에 한번 경험을 하였는데...무엇이 두려우랴!!


5월 23일과 24일 오전 10시에 일단 연하천 대피소에 6월 6일 그리고 장터목대피소에 6월 7일 숙박 예약부터 마쳤다.(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세부계획을 세웠다.


6월 6일 아침 7시 서울을 출발하여 백무동을 차를 주차시키고 택시로 성삼재까지 이동하여 그곳에서 종주를 시작하여 성삼재-노고단-연하천(1박)-벽소령-세석평전-장터목(1박)-천왕봉-장터목-백무동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하였다.


6월 6일 7시 정각에 승용차로 서울을 출발


날씨 때문에 며칠 동안 일기예보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었는데 우리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날씨는 우리 편이었다. 룰루랄라~ 했지만 한편으로는 은근히 걱정도 되었다. 예정보다 30분 늦은 11시 30분경 백무동에 도착하여 배낭에 챙겨 넣을 물건을 제대로 확인도 못한 채 택시로 갈아타고 성삼대로 향하였다.

성삼재에서 이것저것 확인하고 오후 1시에 출발하였으니 예정보다 1시간이 늦어졌다. 연휴 마지막 날이라서 노고단 주변은 사람도 많았다. 뙤약볕이 일찌감치 우리들 몸과 마음의 기를 꺾어 놓으려고 달려들었다.


배낭은 먹거리보다 옷가지 때문에 예상보다 훨씬 무거워졌다. 긴장 100배 UP!!... 30분쯤 걷고 나서야 제정신이 들었다. 그제서야 출발 인증샷을 챙겼다. 

 


노고단을 지나서부터 마주 오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안녕하세요”, “어디까지 가세요?”


“연하천까지 갑니다.”


“어이쿠... 서둘러야겠네요.”


그 말을 들으니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임걸령 약수터 앞에 자리를 잡았다. 준비해 온 음식을 펼치니 잔칫상이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야유회 기분...‘후훗’ 즐겁다.

배를 든든히 하고 연하천 대피소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 임걸령 약수터


고난의 행군(?)이 계속되었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은근한 오르막길이 아주 그냥 죽여주었네요...
지나온 토끼봉 능선이 뭉근한게 마치 우리들 아랫배(큭큭...)같기만 하였다.

 


연하천이 한 시간 남짓 남았는데 해가 거웃 해진다. 마음은 급해지는데...

“우와~ 정말 힘들다”, 헬기장을 보자마자 털썩 주저 않았다. “아니 저게 누구야? 아예 길바닥에 누워버렸네...” 누가 지리산을 어머니 품속 같다고 했다는데... 휴우~
 

 
 


연하천 대피소를 떠나며... 어쭈~ 하룻밤 쉬었다고 쌩긋하네요. 나무사이로 스미는 아침 햇살은 금빛이었고, 상큼한 숲 내음은 심신의 찌꺼기를 씻어 내리고 녹여주었다. 이 순간만큼은 우리는 그저 웃음뿐이었다.

 

 


형제봉 부근에서 계곡을 본 풍경... 햇살은 아직 계곡 깊숙이 스미지 못하였는데 능선길 옆 철쭉은 아침 햇살에 활짝 웃었다. 우리는 하늘 위의 풀인가, 하늘 위의 들꽃인가. 사람의 영혼을 지녔다는 것을 잠시 내려놓았다.

 


벽소령 가는 길은 하늘도 맑았고 공기도 상큼하였다. 피로도 많이 회복되었고 몸도 유연해졌다. 그래서 찰깍할 때는 손도 흔들고 너무나 여유스러워졌다.

 


벽소령 대피소도 지났고... 벌써 4시간을 걸었는데... 흠...아직도 미소가 가시질 않네... 오 함양의 철녀(鐵女)들!!


 


연하천 대피소를 출발한지 6시간 30분 만에 세석대피소가 눈앞에 보였다. 좌우로 철쭉이 한창 뽐내고 있었다. 여기저기 들꽃들이 환하다. 언제보아도 지리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다. 이곳에서 2시간 동안 점심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였다. 여기서 장터목까지는 몸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정신력이 팔과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 같았다. 세석대피소를 출발하면서 인증샷!!

 

 


세석평전의 야생화는 언제보아도 아름답다. 우리들 얼굴과 마음(?) 같은 것 아닐까~ 히힛...촛대봉을 지나고 삼신봉을 지나면서 아름다운 들꽃에 시심을 옮겨보았다.

 


연하봉에서 지쳐지는 몸으로 다시 한 번 어쌰~! 기합을 넣었다. 오늘 산행의 끝인 장터목 대피소가 안테나에 잡히는 것 같았다.

 

“오매~!! 나 죽어야...건들지를 마~!!”

 


연하천 대피소를 출발하여 10시간만인 오후 6시가 넘어서 장터목에 도착하였다. 웬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담...연휴가 끝나는 다음날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장터목” 이름 그대로 장터같은 분위기... 추위에 웅크려가며 햇반으로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잠자리를 배정받고 들어가니 남녀혼숙(?)...


아래층은 남자... 다락방 같은 이층은 여자... 나이 많은 우리들, 부부들... 커플들만 이방을 배정했나보다... 너무 피곤해도 잠이 안 오는 법. 그래서 준비한 신경안정제를 한 알 먹고 9시 불도 끄기 전에 쿡!!!


이곳에 숙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천왕봉 일출을 보러가기 때문에 다음날 새벽 3시에 모두 일어나 준비하느라 부산하였다.


우리도 함께 3시 30분에 천왕봉 일출을 보러 출발하였다. 모두 손전등을 켜고 가는 모습이 새벽 밤 아름다운 불꽃 길을 수놓았다. 사진 한 장 못 남긴 것이 못내 아쉽다. 천왕봉은 서울 11월 새벽같이 추웠다. 너무 일찍 왔나보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 좀 더 기다려야 된다는데, 어라~ 이 추운 와중에도 웅크리고 자려고 하네, 큭큭.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데 산 아래 그리고 위 할 것 없이 새벽안개가 짙었다. 모두들 오늘은 일출을 볼 수 없다고 한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결국 보지 못하고 하산하였다. 그래도 천왕봉 아래 멀리 보이는 겹겹산 사이로 켜켜이 휘감기고 내려앉은 구름이 신비로운 아름다움으로 가슴을 채워주었다.

 


천왕봉 아래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세상을 보았다. 그렇게 자연은 변화해 왔고, 또 변화하고 있다.

 


장터목 대피소로 다시 내려와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8시 30분 드디어 종주의 마지막 일정에 돌입하였다. 백무동으로 내려오는 길. 그야말로 룰루랄라~.... 지금껏 힘든 산행이 힘들었었는지 뒷동산 산책을 하였는지 모를 정도로 발걸음, 팔놀림이 윤활유를 친 듯하다. 도중에 들꽃 관찰 동호회인 듯 한 일행을 만나서 ‘애기금강나리’라는 하는 꽃 이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꽃을 찰칵했지요.

  ▶ 애기금강나리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와! 발 시려! 우리 내기하자...”


“뭐 내기?”


“아이스크림...”


좋다, 아무래도 좋다. 너무 좋다. 미션완수가 바로 눈앞인데...

해냈다는 이 벅찬 자신감을 누가 알까. 인생을 깨달고 삶을 되돌아보고...하는 거창하고 어려운 의미는 우리에게 없었다. 오로지 도전해서 목표를 이루었다는 쾌감 그것밖에 없었다.

 
 


오후 1시,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백무동에 드디어 도착, 2박 3일의 대장정의 막을 내리다. 해냈다~ 우리는!! 건강검진 모두 완벽!! 축하! 축하! 60세에 이어 65세에 지리산 종주. 이담엔 70세에 지리산 종주를 다짐하며 그때까지 몸 관리를 철저히 하자고 다짐하고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다.


 
 


이후 우리는 곧장 삼천포로 가서 남일대 리조트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수산시장에서 저녁먹거리를 잔뜩 챙겼다. 그리고 남해 바닷가 시아도 펜션에서 지난 2박 3일의 여담으로 피로를 풀었다. 다음날 독일마을을 둘러보고 삼천포 수산물 쇼핑, 금산 인삼 쇼핑을 거쳐 저녁 9시 서울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모두 관광하고 돌아온 모습이었다. 그 숱한 땀방울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은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

                (함양초등학교 46회 졸업생 권수연, 김갑분, 정호연, 하길자)



 

 

이종탁 기자(hy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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